주유소가 사라지는 진짜 이유와 수익 구조 분석
최근 거리를 다니다 보면 ‘문이 닫혀 있지만 철거가 안 된 주유소’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한때 “동네 유지”로 불릴 정도로 탄탄했던 업종이 어떻게 이토록 빠르게 사양길에 접어들었을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주유소가 급격히 줄어드는 원인, 매출 대비 실제 마진율, 그리고 한 달 순수익 추정치 등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줄어드는 주유소, 그 이유는?
높은 시설 철거·정화 비용
주유소는 ‘위험물 저장 시설’로 분류되어 있어, 폐업 시 장비를 완전히 철거하고 토지를 정화해야 합니다. 이 비용이 상당히 부담스럽기 때문에 가게를 접더라도 철거 없이 휴업 상태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년 감소 추세
우리나라 주유소는 2010년 약 13,000여 개로 정점을 찍고, 매년 100~200개씩 꾸준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업계 통계를 보면, 폐업 보상을 받는 주유소 수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예전에는 주유소가 ‘돈 잘 버는 사업’으로 통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주유소 마진 구조, 정말로 낮을까?
판매 금액의 절반 가까이가 세금
리터당 기름 가격을 보면 거의 절반가량이 유류세와 각종 세금입니다. 예컨대 휘발유 가격이 1,600원이라고 하면 교통세, 교육세, 주행세, 부가세 등 다양한 세금이 포함되어 실제 기름값만으로 보는 ‘순수 마진’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카드 수수료 이중 부담
주유소는 세금을 포함한 총매출을 기준으로 카드 수수료(약 1.5%)가 부과됩니다. 원가와 세금을 제외한 실제 ‘실매출’이 아닌 총금액에서 수수료를 떼기 때문에 체감되는 수수료 부담이 훨씬 큽니다. 현재 대부분의 소비자가 기름값을 카드로 결제하므로, 주유소 입장에서는 마진이 이미 낮은 데다 수수료 부담이 매우 큰 편입니다.
추가 수익 모델 필요
이렇듯 기름 판매만으로는 저마진 구조를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워셔액 판매, 엔진 첨가제, 외부 세차 서비스 같은 부가적인 수익 모델을 도입해야만 경영이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는 것이죠.
알뜰주유소와 전기차의 등장, 더 좁아진 시장
알뜰주유소의 가격 경쟁력
최근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주유소를 찾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알뜰주유소가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알뜰주유소는 석유공사의 공동구매를 통해 일반 주유소보다 40~100원가량 싸게 기름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각종 시설 개선 자금이나 세제 혜택도 받기 때문에, 일반 주유소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맞추기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그럼 일반 주유소도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면 되지 않나?”
반드시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알뜰주유소 전환은 한국석유공사의 모집 공고를 통해 이뤄지는데, 지역·이격거리·시설 조건 등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선정될 수 있기 때문이죠.
전기·수소차의 보급 확대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과 친환경 트렌드로 인해 내연기관차의 수요가 꾸준히 감소하면서, 장기적으로 주유소 전체 매출도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전기차 충전소가 곳곳에 들어서고 있어, 주유소 입장에서는 설상가상으로 시장 규모가 자연스럽게 축소되고 있습니다.
실제 주유소 한 달 순수익, 어떻게 계산될까?
주유소 매출은 보통 “드럼” 단위를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드럼 1개=200L.
예를 들어, 하루에 40드럼(8,000L)를 팔면 차량 160대(대당 50L 주유 기준)가 방문한 셈이 됩니다. 리터당 1,600원으로 계산하면 하루 매출이 약 1,280만 원이 되는 것이죠.
그러나 문제는 ‘얼마 남느냐?’입니다. 실제로 리터당 30~100원 정도가 남는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60원 남는다고 가정해 간단히 살펴봅시다.
- 하루 매출(1,200만~1,280만 원) × 30일 = 월매출 3억 6천여만 원
- 리터당 순이익 60원 × (하루 판매량 7,500L) = 45만 원/일 → 30일 기준 약 1,350만 원
- 여기서 월세, 인건비, 카드 수수료, 공과금, 세무비용 등을 순차적으로 빼면, 실질적으로 주유소 사장님이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100만 원 안팎에 그칠 수 있습니다.
다만 지역·매출 규모·월세 등에 따라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므로, 정확한 금액은 점포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매출 규모가 커져도 세금과 수수료 부담이 커서 실제 이익은 제한적”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창업 시 고려 사항
- 세율 구조 개선이 관건: 기름값에 부과되는 세금이 매우 높고, 카드 수수료 산정 방식 역시 주유소에게 불리한 상황입니다. 세율 구조나 수수료 산정 기준이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개선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 부가 사업 모델 발굴: 기름 판매 외에 세차장, 편의점, 차량용품 판매, 각종 콜라보 사업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추가 매출을 확보해야 합니다.
- 내연기관 감소: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보급이 점점 확대되고 있으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충전소 인프라 전환이나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개념을 고려하는 움직임도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신중한 접근이 필수
주유소는 한때 고수익 업종으로 인식되었지만, 지금은 저마진·고비용 구조 때문에 갈수록 힘든 상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실제 매출은 커 보이더라도, 카드 수수료·세금·인건비·월세를 제하고 나면 많은 이윤을 남기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게다가 시장 자체도 알뜰주유소 증가와 전기·수소차 보급 확대 등으로 앞으로 더 축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주유소 창업을 고민한다면, 입지·임대료·차별화된 부가 사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미래형 에너지 스테이션으로의 전환 가능성까지 내다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주유소 업계는 현재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내연기관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지금, 주유소 운영을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시장 흐름을 면밀히 파악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사업 구조와 비용 문제를 꼼꼼히 따져보고, 추가 수익원을 마련할 수 있는지 여부가 성공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오늘 포스팅이 주유소 창업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잡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