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달라지는 한반도 바다 생태계
기후변화 속 한반도 바다: 왜 달라지고 있을까?
한반도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복잡한 해양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덕분에 과거에는 다양한 수산자원이 풍부하게 생산되었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 어종 서식지 변화, 국제 어업 경쟁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전통적인 수산자원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주요 변화 포인트
- 수온 상승: 지난 50년간 한반도 주변 해역 수온은 약 1.9도 상승, 이는 세계 평균의 약 2배 수준입니다.
- 어종 분포 변화: 난류성 어종의 일부 증가에도 불구하고, 명태·오징어 등 기존 대표 어종의 감소 현상 두드러짐.
- 국제 어업 경쟁: 북한 인근 수역에서 중국 어선의 대규모 조업으로 동해안 오징어 귀환 어려움.
명태와 오징어, 사라진 국민 생선의 행방
명태 감소의 원인
한때 국민 생선으로 불렸던 명태는 지난 수십 년간 남획과 환경 변화로 인해 동해안에서 거의 전멸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70년대 이후 과도한 어획, 어린 명태(노가리)까지 무분별하게 잡은 결과 씨가 마르는 지경에 이르렀고, 여기에 수온 상승과 서식지 변화가 겹치며 명태는 완전히 잡히지 않게 되었습니다. 국내산 명태라 해도 사실상 먼 바다 원정 어획에 의존하는 상황입니다.
오징어의 억울한 감소
오징어는 난류성 어종이라 기온 상승 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상황은 반대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동해안 수역 온도 상승으로 산란지가 북상하자, 그 곳에서 중국 어선들이 대기하고 있어 오징어 자원이 충분히 회복될 틈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 결과 동해안 오징어는 ‘귀한 생선’이 되어버렸습니다.
반대로 잘 잡히는 어종도 있다?
오징어·명태 감소와 달리 멸치를 비롯한 일부 난류성 어종은 어획량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남해와 서해에서는 난류성 어종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수산물 부족 사태는 아직까지 우려할 수준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성에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어민과 지역 경제의 불안정
수산자원 분포 변화는 단순히 식탁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 양식장 피해: 고수온 현상으로 양식 어류 집단 폐사가 빈번하게 발생해 대규모 손실 발생.
- 가공업 및 지역 경제 타격: 명태·오징어 등 주력 어종 감소로 덕장 등 가공업자 피해 심각.
- 법적·제도적 제약: 어업 형태, 조업 기간, 허가 어종 등이 법으로 정해져 있어 쉽게 어종 전환이 불가능. 장비·기술 변화도 쉽지 않아 지역 경제 전반에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의 대응
기후변화 감시 예측법 시행
해양수산부와 기상청은 2023년 10월 25일부터 기후변화 감시 예측법을 시행, 중장기적 해양 기후변화 대응을 본격화했습니다. 기존의 단순 기상 예보를 넘어, 수산 분야 및 기후 변화에 따른 지속 가능한 생산 기반 확보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종합 제도 도입이 추진 중입니다.
양식업 지원 강화
- 보완 해역 설정: 피해가 빈번한 해역에 대한 관리 강화로 양식장 환경 개선.
- 품종 전환 지원: 저수온 품종에서 고수온 품종으로 전환 지원, 계절별 육상·해상 하이브리드 양식 기술 도입 등으로 리스크 최소화.
선진 어업 관리: TAC·ITQ 전면 도입
- TAC(총 허용 어획량 제도): 국가에서 정한 한정량을 기준으로 어획을 관리, 남획 방지 및 장기적 자원 관리 가능.
- ITQ(양도성 개별할당제): 초과 어획량이 발생하면 다른 어민과 쿼터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여 자원 낭비 방지 및 어민 수입 안정화 도모.
기타 제도 개선
- 부수 어획물 판매 제도: 신고되지 않은 어획물을 일정량 판매할 수 있게 하여 경제적 손실 최소화.
- 재해보험 확대: 기후변화에 따른 변덕스러운 조업 환경에 대비해 어민 보호장치 강화.
미래를 위한 선택
기후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에 맞춰 제도, 기술, 소비 패턴을 적응시키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한반도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을 지속 가능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정부와 어민, 소비자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결론
기후 변화로 한반도 주변 바다 상황은 끊임없이 바뀌고 있습니다. 명태나 오징어가 사라지고, 멸치나 다른 난류성 어종이 득세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적응하고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정부 기관의 대응 노력에 관심을 갖고, 소비자로서도 환경과 미래를 생각하는 선택을 해나간다면, 기후 변화 속에서도 풍요로운 수산 식탁을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